- 장광수 울산정보산업진흥원장님 서면 인터뷰, 지디넷코리아 2019.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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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광수 울산정보산업진흥원장님 서면 인터뷰, 지디넷코리아>
-지역마다 정보산업진흥원이 있는 사실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은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지, 내년에 주력 사업은 무엇인지 간략한 소개 부탁한다.
제조업에서 ICT를 거쳐 다시 4차산업혁명 시대의 신산업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시점에서 지역의 ICT융합산업과 신산업 육성을 위한 전담 기관의 필요성은 새삼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울산은 제조업의 성공에 안주하여 ICT융합과 신산업에서는 오히려 후발 주자의 위치에 있다.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은 ICT융합산업과 신성장동력산업을 지원 육성함으로써 지역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와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구체적으로는 첫 번째로 ICT융합 제조업 고도화, 두 번째로 벤처 및 미래신산업 육성, 그리고 세 번째로 콘텐츠산업 육성을 기관의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2016년 설립 이후 3년간 조선해양하이테크타운, VR.AR제작거점센터 구축 등 23개 사업의 1,800억 정도의 국비를 확보하여 울산의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과 ICT융합 환경을 마련하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본다. 그러나 이에 안주하지 않고 그간의 국비확보와 인프라 구축을 기반으로 내년에는 조선해양ICT융합, SW제조업융합, 그리고 콘텐츠산업 등의 신산업 육성에 더욱 주력해 나갈 계획이다.
-울산은 자동차, 조선, 화학 산업 기반이 탄탄하다. 이런 전통 제조업들이 ICT 기술을 기존 비즈니스에 접목해야 하는 실질적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앞서 말한 울산의 제조업 성공은 자동화, 대량생산, 저비용의 요인으로 가능했다. 지금은 물론이고 앞으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제조업의 가치가 맞춤형, 즉응성, 유연성으로 변화한다. 제조업이 제조를 매개로 하는 서비스업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기존의 대규모 장치산업의 개념으로는 더 이상 고객니즈를 충족할 수도, 생산공정 다양화에 적응하기도 어렵다. 전기차의 사례로 짐작할 수 있듯이 앞으로 10년 후의 자동차, 조선, 화학 산업은 더 이상 우리가 아는 기존의 모습이 아닐 것이다.
이를 두고 기존의 제조업을 사양산업으로 간주한다고 이해해서는 곤란하다. 전통 제조업 경쟁력 없이는 결코 선진국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제조업과 신산업은 대체의 개념보다 시너지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다. 제조업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신산업이 만들어지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생겨나는 것이다.
제조업의 ICT융합은 당장의 수익성보다 장기적인 생존의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 현재 울산은 이러한 ICT융합의 기초적 역량을 다져가는 과정에 있음을 솔직히 인정하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현재 전통 제조 기업들이 4차산업 기술을 적용하는 데 가장 어려움을 호소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ICT융합 분야의 경우를 보면 기업은 공통적으로 전문인력의 부족을 호소하고 있는데 엄밀히 말하면 이것은 인력부족의 미시적 문제가 아닌 선순환 구조의 부재라는 근본적인 문제이다. 기본적으로 산업생태계는 수요가 전제가 되어야 개발이 가능하고, 개발이 진행되어야 고용이 가능한데 현재는 ICT융합과 신산업 모두 수요가 확보되지 않고 있다. 이는 결국 개발자와 공급기업의 이탈과 만성적 전문인력의 부족으로 귀결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두고 수요기업만을 탓해서는 안 된다. 수요기업은 수익과 시장의 논리에 따르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대신 지자체가 공공수요를 창출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울산정보산업진흥원과 같은 지역기관을 통해 국비사업을 확보하고 개발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마중물로 개발과 실증이 되면 자연스럽게 기업수요가 생성되고 궁극적으로는 지역의 IT/SW 기업의 참여가 이루어질 것이다.
-이어서, 기업들이 호소하는 문제를 지방 정부에서는 어떻게 정책적으로 지원해줘야 한다고 보나?
비전 제시와 정주 인프라 조성이 시급하다. 다가올 미래에 대한 확고한 방향성과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산업분야에 대한 일관된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사람이 전제되지 않고는 산업육성은 물론 기업발굴도 기업유치도 제한적이거나 한시적일 수밖에 없다. 언제까지 지역기업이 수도권의 인재를 모셔오기 위해 애써야 하는지 답답한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정주 인프라 조성은 산업 인프라 조성과 동일한 중요도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정주 인프라 조성의 방법론은 다양하겠지만, 최근의 공통적인 관심사를 참조하면 우수 인력에 대한 육아와 교육 지원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자체의 입장에서는 가성비가 큰 정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콘텐츠 육성사업 중에 23년까지 지역 콘텐츠 창작자를 지원하는 사업이 눈에 띈다. 지역 콘텐츠 창작자 육성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4차산업혁명 시대의 신산업으로 거론되는 다양한 분야는 각각의 접근전략을 달리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 가운데서 지역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경쟁우위에 유리한 측면을 가진 분야가 있다. 바로 콘텐츠 산업이다. 인력과 자본, 설비, 장치보다 오히려 창의적 아이디어가 승부를 결정하는, 그래서 어떤 의미로는 기회가 공정한 분야가 바로 콘텐츠 산업이다.
이 말은 지역 단위에서도 지역의 특장점을 살려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지역 콘텐츠산업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지역주도형 또는 지역특화형 콘텐츠 산업은 수요와 공급자의 네트워크 형성과 이를 위한 기관과 민간의 공동 주도가 필요하며, 따라서 개인 단위의 창작자, 정확히는 창작자군이 필수적이다. 이들의 자연스러운 이합집산이 이루어지는 마당이 만들어진다면 창업과 수요기업 연계로 이어지는 문화콘텐츠 산업생태계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콘텐츠 육성사업에서의 올해 성과를 꼽자면?
일반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 가운데 하나가 울산의 지역특화 콘텐츠산업에서의 성공 가능성이다. 울산은 기본적으로 문화, 역사, 자연 등의 콘텐츠 소재가 풍부하고 이에 더하여 울산의 제조업 그 자체도 콘텐츠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이에 비해 울산의 콘텐츠 산업 역량은 극히 미약한 것이 사실이다. 콘텐츠 산업의 기업, 종사자, 매출 등 공통지표는 전국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으며 교육, 개발, 유통, 소비의 밸류체인 자체가 생성되지 않고 있다. 현 시점에서는 최소한의 공급기업군이 형성될 수 있는 바탕, 즉 산업인프라 조성이 시급하다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은 올해 콘텐츠 산업 육성을 위해 본격적으로 역량을 투입하고 다양한 국비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선 콘텐츠 개발로는 선박 건조 및 운항의 안전제고를 위한 “가상증강혼합현실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비롯하여 가상증강현실 콘텐츠 개발을 통한 동구관광 활성화를 목표로 한 “대왕암공원 AR체험존 및 울산대교 전망대 VR체험존 조성사업”, 울산큰애기 미니드라마 제작과 3D프린팅 이러닝 교재제작 등의 “지역특화콘텐츠 개발지원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인프라 조성으로는 제조업 적용 가상증강현실 콘텐츠 개발 지원을 위한 “울산 VR·AR제작거점센터”를 비롯하여, 지역창작자 육성과 창업지원을 위한 “울산 콘텐츠코리아랩 구축사업” 등이 추진 중에 있다. 이와 같은 콘텐츠 인프라가 본격 운영되는 내년 이후에는 콘텐츠 개발지원과 기업육성의 성공사례 창출이 더욱 가속될 전망이다.
또 하나의 큰 성과로는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은 지난 10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16개 시도 콘텐츠 산업 지역거점기관 중 하나로 선정된 것을 꼽을 수 있다. 이는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이 울산의 콘텐츠산업 육성을 위한 선도 기관으로 공인 받았음을 의미하며, 우리는 그 책임을 막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앞으로 중앙정부와 문화체육관광부의 정책에 정합하여 지역 콘텐츠산업 발전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비롯하여 다양한 지역맞춤형 콘텐츠사업을 기획하고 적극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다.
IT, SW산업과 마찬가지로 콘텐츠산업에서도 울산은 후발 주자의 위치에 있다. 이는 울산이 제조업 성공의 안주했던 후과로 볼 수 있겠으나 골든타임은 아직 지나지 않았다고 확신하고 있다. 올해 성과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울산특화형 콘텐츠 산업을 성공적으로 육성해 나가겠다.
-e스포츠대회를 2008년부터 개최하고 있다. 점점 규모가 커지고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발전하길 바라고 있나?
우선 e스포츠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하면, e스포츠는 게임물을 매개로 기록 또는 승부를 겨루는 경기 및 부대활동으로 구성된 오프라인 산업으로서 온라인산업인 게임산업과는 구분된다. e스포츠 연간 시청자 수는 1억 7천만명으로 추산되며 이는 미국 4대 스포츠인 북미 아이스하키 6천 5백만명, 메이저리그 1억 1천만명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e스포츠 세계 시장 규모는 2022년 3조 3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민국은 e스포츠 종주국으로 인정받고 있으나 e스포츠를 산업의 관점으로 접근하여 관광산업과 연계하거나 국가와 지역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노력은 다소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이에 울산은 민선7기 공약의 하나로 e스포츠 활성화를 설정하였으며 국내 e스포츠의 허브를 목표로 지난 5월 울산광역시, 한국e스포츠협회, 울산남구청,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이 “울산광역시 e스포츠 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은 지난 7월 “2019 제1회 울산광역시장배 e스포츠대회”를 확대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KeSPA e스포츠 아카데미 글로벌 캠프 개최 등 사업을 확대 추진 중이다. 향후 KeSPA Cup 결승전, 대통령배 아마추어 e스포츠대회 전국결선 유치, 다종목 KeSPA CUP 개최, IeSF 월드챔피언십 세계대회 유치, e스포츠 상설경기장 조성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울산을 e스포츠의 허브로 조성하는 노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e스포츠 관련 사업 추진과 그에 따른 오프라인 활동은 생산유발효과는 물론이고 제조업으로만 대표되는 지역의 이미지를 크게 바꿀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울산의 관광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산업적인 측면에 더하여 e스포츠의 긍정적 이미지를 구축하는 적절한 노력이 전제되면 교육적 관점에서도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의 프레임 변화와도 정합할 것으로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임기 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4차산업혁명은 IoT, 빅데이터, AI 등 지능정보 기술을 모든 산업과 융합하여 새로운 제품, 서비스나 프로세스를 창출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울산의 주력산업에 지능정보기술을 융합하여 디지털화하는 U-Smart Industry 4.0을 실현해 나가고자 한다. 먼저, 조선해양 산업분야에서는 “조선해양 Indurstry 4.0“과 “조선해양 SW융합클러스터 사업“을 통하여 전기추진 기반 스마트 자율 운항 선박을 개발하고 실증하여 세계의 스마트 자율운항선박 시장을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또한, 석유화학산업에 지능정보기술을 적용하는 “유틸리티성 자원공유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여 스마트 산단을 구현하고 생산성과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여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4차 산업 혁명의 꽃이라 불리는 디지털 콘텐츠와 3D프린팅 기술을 울산의 주력산업과 융합함으로써 주력산업의 고도화 및 신산업육성으로 “울산형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업을 실현해 나가고자 한다.